대전시립교향악단 챔버시리즈 2 <현악의 아름다움>

객원리더 겸 바이올린 협연으로 대전시향 현악앙상블과 함께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배익환을 미리 만나다!

 

“실내악의 매력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과 아름다움이

바로 우리의 눈 앞에서, 음악적으로 가능한 규모의 범주 안에서,

그대로 펼쳐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주자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밀접한 공간에서,

관객은 연주자와 함께 동반자의 기분으로 음악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으니까요.”

  

2007년에 대전시향과 협연무대를 선보인 이후, 2008년부터 대전시향의 챔버 시리즈의 ‘객원리더 겸 솔로이스트’로서 음악적 인연을 이어오셨습니다. 누구보다 대전시향 현악단원들을 잘 이해하고 계시리라 생각되는데요, 수년간의 챔버시리즈 무대를 이끌어 오시면서 바라본 대전시향 현악앙상블은 어떠셨는지요?

대전시향 단원들이 지닌 가장 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장점은 더 좋은 연주를 향한 움악적 열정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젊은 단체이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드리는 태도가 진지하고 또 연습에도 열심히 참여해 줍니다.

 

대전시향 챔버시리즈 무대는 단원들에게 객원리더의 음악적 가르침 아래 현악앙상블 무대를 완성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단원들의 음악적 성취도를 고취시키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현악앙상블을 지도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지요?

무엇보다 단원들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서로의 음악을 들으며 연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연주하는 곡에 대한 이해를 도모함으로써 전체적인 연주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무대에서는 바하와 브리튼의 곡을 통해 고전음악과 현대음악을 모두 선보입니다. 프로그램을 선정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바하의 작품은 모든 음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바하의 작품을 연주한다는 것은 현악 연주자에게 좋은 그리고 중요한 공부가 되는 셈이죠. 작곡가 브리튼은 독특한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가지고 있는 작곡자입니다. 그래서 연주자라면 꼭 한 번 작품을 통해 경험해야 하는 작곡가죠. 챔버시리즈 무대는 참여하는 연주자들이 무대를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음악적으로 보다 발전하는 경험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 두 작곡가의 작품이 그 목적에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챔버시리즈 무대는 관객들에게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앙상블의 무대를 선사하는데 그 의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챔버시리즈 무대를 찾는 관객들이 어떤 점에 주목해서 들으면 좋을까요.

전체적인 음악의 흐름 안에서 연주자들이, 구체적으로 악기들이 서로 어떻게 음악적 대화를 나누는지 관객 스스로 경험하고 발견하길 원합니다. 음악적 교감을 단순히 귀로만 듣지 말고 눈으로도 경험했으면 하구요. 예를 들어서, 제1바이올린이 멜로디를 연주할 때,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하는 등 귀를 통해 전달되는 음악이 형성되는 과정을 눈을 통해 완성한다면 더욱 흥미롭게 연주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관객들 중에는 여전히 실내악무대를 관현악이나 독주무대에 비해 다소 난해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반면 연주자들은 실내악무대를 선호하죠. 그 간극이 쉽게 메워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화음챔버오케스트라 창단을 비롯하여 실내악무대의 발전에 힘써오셨는데요, 개인적으로 생각하시는 실내악무대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실내악의 매력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과 아름다움이 바로 우리의 눈 앞에서, 음악적으로 가능한 규모의 범주 안에서, 그대로 펼쳐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감동은 마치 조그마한 강당에서 좋은 연극을 감상함으로써 전달받는 그것처럼 생생합니다. 연주자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밀접한 공간에서, 관객은 연주자와 함께 동반자의 기분으로 음악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으니까요.

 

인디애나 음악대학 교수로서 수많은 제자양성에 힘써 오셨습니다. 수많은 국내외 제자들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발견하는 한국학생들의 음악적 특징이 있는지요? 장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보편적으로 한국학생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장점은 개성이 강하고 노력을 많이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의 음악교육시스템 자체가 개인의 창조력을 발전시킬 수 있을 만큼의 시간적, 공간적 환경을 뒷받침해줄 여건이 안 되는 점입니다.

 

대전시향의 김필균 악장 역시 선생님의 제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김필균 악장은 어떤 음악인인가요?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연주자의 좋은 예가 있다면 바로 김필균 악장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김필균 악장의 장점이라면 훌륭한 연주는 물론이고 교향악단 악장으로서 보여주는 강한 리더십을 꼽을 수 있겠죠.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지닌 가장 좋은 점은 연주자로서 음악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보다 나은 음악, 보다 좋은 연주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의 자세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세계적인 콩쿠르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수상하시며 대표적인 한국음악인으로서 활동해 오셨습니다. 과거 2005년도에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가, 그리고 이번 해에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가 동일한 콩쿠르에서 각각 3위에 오르며 선생님의 계보를 잇고 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젊은 음악인들이 세게적인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가장 잊지 말아야 할 자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콩쿠르는 콩쿠르일 뿐입니다. 당장은 콩쿠르에 입상함으로써 그 이후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 있어서 깊고 풍부한 음악적 지식을 쌓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 때 자신의 자아를 너무 앞세우는 것은 좋은음악인이 되기 위해 항상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앞으로 대전시시립교향악단의 챔버시리즈 무대에서 꼭 한 번 시도해 보고픈 음악이나 컨셉이 있으신지요? 

현재는 현악팀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전반부와 후반부 무대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대전시향 현악팀 전체를 하나의 그룹으로 구성해서 <베토벤 현악 사중주> 곡들이나 <드보르작의 세레나데>와 같은 대곡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물론 연습시간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