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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의 하나 됨을 노래한 멋진 연주
Name tapdongi
Date 19/03/16
File 공연후기(나의땅나의민족이여_20...[20kb]
연간 연주 일정이 공지 되면 연주곡들을 훑어보며 설레는 마음을 갖습니다. 월별 연주 전 미리 곡들을 들으며 기다리는 즐거움. 이미 연주는 그때부터 시작되는 것이지요. 다양한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을 통해 곡을 충분히 익히고 음악회를 찾아오게 되는데 현장에서 듣는 음악이 가장 좋습니다. 이런 기분은 대전시향이 최상의 연주를 해주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마스터즈 시리즈3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연주]는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오히려 익숙하게 들었어야할 곡들을 익숙하게 듣지 못했던 여러 가지 여건과 상황들이 순수한 음악의 아름다움을 해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과 숙연한 마음에 날씨까지 우중충하게 비바람이 흩날리는 날 아트홀을 찾았습니다. 클라라 홀에서 한동운 씨는 보이지 않고 작곡가 이성환 씨가 진행한 친절한 프리뷰는 각 곡의 창작 시기와 세심하게 들어야할 부분을 조금씩 들려주어 오늘 연주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객석에 들어서니 자리가 많이 비었네요. 이렇게 좋은 연주를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들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도 낯선 얼굴이 많이 보이고 첼로 이송희 수석과 최정원 부수석도 안보이고 바이올린 전성분 수석도 안보이네요.

최성환, 아리랑 환상곡

익숙한 멜로디의 아리랑 곡조. 우리 민족의 정서에 스며있는 구슬프고 애잔한 멜로디가 플루트 소리로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바이올린 파트의 아리랑 선율. 깨끗하고 단아한 아리랑입니다. 맑은 트라이앵글 소리에 목관악기가 합해져 들리는 또 하나의 아리랑. 아리랑은 점점 커지고 화려해집니다. 듣고 들어도 친근하고 반가운 곡조는 대전시향의 유려한 연주로 되살아납니다. 첼로의 유장한 소리로 변주되는 아리랑. 매끄러운 활의 움직임과 선율에는 색다른 빛깔이 스며들어 프리즘을 통해 빛나는 무지갯빛처럼 아름답게 퍼집니다. 류명우 지휘자 님은 단정하고 섬세한 지휘를 보여주네요. 주선율 아리랑을 속으로 따라 부르며 구슬펐다가 경쾌해졌다가 유장하게 솟구치다 흥겨워지는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하다 보니 순식간에 곡은 끝납니다.

김대성, 해금과 관현악을 위한 ‘다랑쉬’(개작 초연)

프리뷰 시간에 곡의 개작 과정과 제주 4.3 사건의 아픈 역사가 곡과 연관되어 있음과 제주의 오름 다랑쉬가 다랑(달)과 쉬(산)의 뜻임도 알게 되었습니다. 해금을 들고 박솔지 씨가 신윤복의 풍속화 속 여인이 그림에서 나온 듯 아리따운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곡이 시작되고 처음의 알 수 없는 긴장감과 색다름을 느끼는 순간 아~ 해금 소리. 이 소리는 처연한 눈물이 왈칵 쏟아지듯 가슴을 울리는군요. 애를 끊는 저 소리에 숨을 죽입니다. 손으로 쥐고 당기며 켜는 소리는 작은 울림통을 거쳐 무대와 객석을 울립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의 소리는 같은 질감과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안타깝게 한숨 쉬고 쯧쯧 혀를 차며 그날의 억울하고 서글픈 사연과 착하고 순수해서 더 슬픈 역사의 발톱이 할퀸 상처를 어루만지는 듯합니다. 갇힌 굴속에서 점점 차오르는 연기에 숨 막혀 질식하는 고통의 몸부림이 해금 소리가 높고 날카롭게 울부짖을 때마다 아프게 다가옵니다. 엄마 손을 잡고 바라보는 아이의 간절한 눈빛과 어쩌지 못하는 엄마의 애절한 피눈물 같은 곡조가 해금 솔로로 가슴을 마구 흔듭니다. 캐터 콜비츠의 그림을 보는 듯 처연하고 허망한 무채색 그림 같은 막막함입니다. 연주 후 보내는 박수 소리도 슬프게 들립니다.

강준일, 사물놀이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마당”

사물놀이 단원들이 등장합니다. 이 색다른 경험이 흥미롭습니다. 타악기. 오케스트라도 타악기가 되어 두드리듯 연주합니다. 북, 거세게 두드리는 소리는 심장을 울립니다. 큰북도 크게 울려 터지고 사물의 타악은 일정한 리듬으로 점점 커지고 빨라지며 호흡을 가쁘게 만듭니다. 탁한 사물 소리에 부드러운 플루트 소리가 전혀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불협의 조화를 느끼게 해줍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 기이한 상황에 긴장하며 집중합니다. 소리와 장단, 리듬이 오케스트라를 압도합니다. 지휘는 리듬에 따라 춤추고 장단에 따라 오르내리며 맞부딪치는 소리의 파도를 타며 일렁거립니다. 동양화와 서양화의 꼴라쥬. 두드림은 모든 것을 무화시킵니다. 태초의 그것 그대로의 단순한 두드림은 오직 빠름과 깨질 듯한 소리로 혼을 쏙 빼놓습니다. 소리의 소용돌이는 점점 사물놀이의 판타지에 빠져들게 합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사물놀이를 바라봅니다. 객석에서도 몸을 들썩이며 사물의 신명에 빠져듭니다. “마당”을 연주하기에는 무대와 객석이 좁게 느껴지는군요. 빠름은 이제 어느 순간 현재를 잊게 합니다. 후련함! 소리와 음악은 하나의 큰 덩어리가 되어 액스터시를 느끼게 하며 소리의 불꽃, 소리의 화염에 휩싸여 절정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럴 때 보내는 박수 소리는 사물놀이의 장단이 되는군요.

윤이상, 칸타타 “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

요즘 읽고 있는 신형철 씨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떠올리며 윤이상 선생님의 역사적 슬픔을 곱씹어봅니다.
“심장은 언제나 제 주인만을 위해 뛰고, 계속 뛰기 위해서만 뛴다. 타인의 몸속에서 뛸 수 없고 타인의 슬픔 때문에 멈추지도 않는다. 타인의 슬픔에 대해서라면 인간은 자신이 자신에게 한계다. 그러나 이 한계를 인정하되 긍정하지는 못하겠다.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슬퍼할 줄 아는 생명이기도 하니까. 한계를 슬퍼하면서, 그 슬픔의 힘으로, 타인의 슬픔을 향해 가려고 노력하니까. 그럴 때 인간은 심장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슬픔을 공부하는 심장이다.”
원주, 전주, 천안 시립합창단으로 구성된 백이십여명의 연합 합창단의 등장만으로도 곡의 웅장함과 장엄함을 미리 보게 됩니다.
1악장 역사. 음악으로 표현된 역사는 장엄하고 웅장합니다. 합창단의 소리와 바리톤 이응광 님의 뭔가 알 수 없는 힘에 압도됩니다. 가사는 분명하게 들리지 않지만 뭔가를 이야기하는지 합창단과 솔리스트 소리로 느껴집니다. 역사는 웅장하고 우렁차며 거대하고 화려합니다. 통영 앞바다를 바라보던 통영여자고등학교 음악 교사 시절의 윤이상 선생님을 생각해봅니다.

'그 잔잔한 바다, 그 푸른 물색, 가끔 파도가 칠 때도 그 파도 소리는 내게 음악으로 들렸고, 그 잔잔한 풀을 스쳐가는 초목의 바람도 내겐 음악으로 들렸습니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끝내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안타까운 마음은 곡조가 되어 이렇게 부르짖고 있습니다.
2악장 현실Ⅰ 현실을 표현하는 곡조는 첼로와 비올라의 낮은 음에 테너 서필의 목소리와 메조 소프라노 구은서 님의 소리로 표현됩니다. 예수님의 고난을 노래하는 바흐 칸타타와 카르미나 부라나의 세속 칸타타를 듣는 우리가 우리의 역사와 현실을 노래한 윤이상 선생님의 칸타타를 자주 듣지 못하는 현실은 무엇 때문 일까요? 소프라노의 저 소리와 테너의 저 소리는 분명하게 외치는데, 아름다운 합창소리는 가슴을 울리는데 처음 듣는 음악인데도 이렇게 낯설지 않음은 한 민족이기 때문일 겁니다. “녹슨 철로 위의 무성한 잡초” 가사가 들립니다.
3악장 현실Ⅱ 3악장의 현실은 더 급박한 리듬과 솔리스트의 목소리도 더 긴장된 소리로 표현됩니다. 무엇을 말하는지 귀를 기울이고 자세히 듣습니다. 찌르는 듯 고함치는 듯 외치는 합창 소리에 놀라고 호소하듯 부르는 솔리스트의 소리들. 잠깐 훅 들리는 “아름다운 삶을!” 오직 합창 소리만으로 느낄 수 있는 소리의 아름다움을 듣습니다. 두 번 들을 수 없는 한번만의 감동이 합창 소리로 전해집니다.
4악장 미래. 미래는 환하고 맑은 소리로 들립니다. 곡조가 우리 정서의 가락이 담겨 있어 더 친근함을 줍니다. 오케스트라가 주연이 되어 악기 소리로 미래를 표현한 후 합창이 가세합니다. 다시 느끼는 합창소리의 매력. 백이십명의 합창단이 내는 하나된 소리는 웅장함과 장엄함을 느끼게 합니다. 소프라노 구민영 님의 소리가 유난히 구슬프게 들리네요. 가곡풍의 곡조가 흘러나오고 마지막을 향해가는 음악을 온몸으로 표현합니다. 최고조로 높아진 소프라노 소리 후 외치는 “오, 영광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 통일이여!”
감동 감동 감동입니다. 다양한 곡으로 역사와 민족의 하나 됨을 노래한 멋진 연주였고 정성껏 준비한 모든 분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난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답변]
작성자 artdpo
등록일 19/03/18

tapdongi님의 공연후기에 감사드립니다.

 

남겨주신 후기 중 이 말씀이 저의 마음에 많이 와 닿습니다.

 

'오히려 익숙하게 들었어야할 곡들을 익숙하게 듣지 못했던 여러 가지 여건과 상황들이....'

 

이제라도 정말 뛰어나고 훌륭한 우리나라 작곡가들의 곡이 앞으로는 더욱 많이 연주되고,

 

그 위엄이 세계에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프리뷰부터 참여해 주셨으니, 저희 대전시향 마스터즈 시리즈를 순서대로 잘 즐기신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이번에 연주되었던 곡들은 역사적 사건이나, 많은 의미를 담아서 연주되었던 곡들이기에..

 

그 의미를 알고 감상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정말 천지 차이였을거라 생각됩니다.

 

대전시립교향악단이 기획한 '3.1 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관객분들께서 이번 연주회를 통해 우리 민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느낄 수 있으셨던 시간이었기를 다시 한 번 소망합니다. 

 

참고로 궁금해 하셨던 이송희(첼로 수석), 최정원(첼로 부수석), 전성분(제2바이올린 수석)은 병가 중이어서,

 

연주에 함께 하지 못했던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정성어린 공연후기에 감사드리며,

 

이번 한 주도 힘찬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대전시립교향악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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