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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옛 카페이야기, 나의 가을밤 음악이야기
Name bridge21
Date 19/10/12
File
학력고사끝나고, 그리고 대학시절 대전에 내려와 친구들 만날 때 꼭 들르던 카페가 있었다.
대흥동의 브람스와 팔로미노.
사귀던 여자친구를 비롯해 여학우들이 낀 만남이면 이 두 카페를 즐겨갔다(물론 남자들끼리 만날 땐 으능정이의 양반다방과 유락다방..ㅋ)
특히나 가을과 겨울이 되면 카페 브람스의 정취는 붉은 벽돌담, 고전적인 홀의 분위기, 그리고 흘러나오는 음악과 함께 나를 감성에 물들게 한다. 그리고 때론 ‘이 카페분위기에 내가 빨려 들어간다고나 할까?’ 나를 폭 감싸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와는 달리 카페 팔로미노는 매우 현대적인 느낌의 카페였다. 밝게 흰색 톤의 분위기에 사각의자, 모던한 음악들은 나를 훨씬 영혼을 자유롭게 한듯하다. 말수가 더 늘어나고 밝아지고, 내가 이 공간의 주인이 되는 그런 느낌을 내게 주곤했다.
나는 그리운 이 추억의 두 카페를 만났다. 음악으로. 나는 두 위대한 음악가의 음악을 들으며 추억에 빠진다.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라단조 작품15와 엘가의 교향곡 1번 내림가장조 작품 55의 선율과 함께 한 대전 예술의 전당.
나는 사실 엘가보다는, 과거 카페 브람스의 추억을 가을밤에 맛보기 위해 브람스 음악을 찾아 예당을 찾았다.
두 위대한 음악가가 남긴 선율을 떠올려보며 한 시간여 가을길을 걷는다.
그런데 이게 웬일. 브람스의 음율이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브람스의 명성, 그의 대표음악, 과거에 다녔던 브람스카페의 추억만 맴돌지, 자장가, 헝가리안무곡 이외엔 음율이 떠오르지 않는다. 유튜브를 확인하고 ‘아 맞어...’를 계속한다.
브람스에 비해 작품이 많지 않은 엘가의 음율은 자연스레 떠오른다. 위풍당당행진곡, 사랑의 인사, 오늘 예정된 교향곡1번의 대표음율. ‘그러고 보니 브람스보다는 엘가 음악이 더욱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는구나.. 행사장이나 모임자리에서 많이 나오기도 하고..’ 이런 결론을 내리며 예당안으로 들어간다.

그래도 ‘나는 브람스를 더욱 좋아하는구나’ 하는 것이 의 타이틀로 소개된 책자를 받아보며 ‘브람스선생님이 섭섭하시겠네요~’ 농반진반을 한다.
‘이 차라리 좋았을텐데‘라고 웃으며 말하며 좌석에 앉는다.

제임스 저드, 대전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모습을 보면 항상 기분이 좋다.
역동적인 지휘의 모습이 너무도 좋다.
피아니스트 필리프 비앙코니의 연주와 함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의 무대가 열린다.
1악장은 천둥이 치는듯한 강렬한 오케스트라의 총주로 서주가 펼쳐진다. 그리고 주제별 악기의 분담과 결합이랄까? 피아노, 첼로, 타악기가 조화된 장중함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 관악기의 하나된 서정성이 이어진다. 그리고 피아노 솔로와 오케스트라의 총주가 충돌하기도 대비되기도 하면서 폭발적인 클라이막스로 발전한다. 피날레가 어찌나 강력한지 나도 박수를 치는 실수를 저지를뻔했다.
2악장은 피아노와 관현악이 대화를 나누는 듯하다. 어쩌면 관현악이 맨 가운데 피아노를 포근하게 감싸는 듯하다. 피아노의 명상이 깃든 연주는 그가 애틋하게 사랑했던 슈만의 아내 클라라에 대한 로고백인지도 모르겠다. 마치 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피아노의 연주는 파곳과 클라리넷의 칸틸레나로 더욱 영롱하다.
피아노의 활력넘치는 연주로 시작되는 3악장은 피아노 독주의 힘과 함께 진정한 피아노협주곡의 정수를 보여준다. 굴러가듯, 튕기듯 피아노의 리드하에 관현악은 함께 앞으로 향한다. 화려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브람스의 음악세계가 진한 감동을 관객에 선사하며, 그가 왜 3大 B( 바흐, 베토벤, 브람스)로 음악계에 추앙받는지 이해하게 하는 3악장이다.

엘가의 교향곡 1번의 무대가 시작된다.
1악장의 주제는 작품전체를 통하여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고 4악장 피날레에서 더욱 승화된다. 이 음율은 중독을 가져올 만한 매우 매력적이고 편한 구성이다. 목관악기와 현악의 울림을 배경으로 제시된 이 음악의 주제는 매우 품격이 있으며 그리고 생동감있게 변화되어 나아간다.
2악장은 플롯과 함께 바이올린 클라리넷 하프가 뒤따르며 시작된다. 매우 빠르게 몰아치는 이 연주는 마치 팝오케스트라를 연상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다 점점 느려지고 사라지듯 마무리된다.
3악장은 천천히 진행되며 아름답계 고요한 느낌을 준다. 2악장이 엘가가 ‘냇가에 다가섰을 때 들려오는 듯한 소리’라면 3악장은 넓은 초원위에 양들과 함께 하는 목가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클라리넷, 하프와 함께 독주 바이올린이 인상적이다.
피날레 4악장은 반복주제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진행되다 이윽고 마치 위풍당당행진곡처럼 행진곡풍으로 정점을 이룬다. 느리게로 시작한 음악은 점점 빠르게 진행되고, 각각의 주제연주는 오케스트라의 총주로 모아져 웅장함 그 자체로 클라이막스를 이끈다.

브람스가 전통적(클래식)이라면, 엘가는 현대적(모던)인 것같다.
브람스음악이 엄중히 룰을 지켜서 격식을 갖춘 품격이라면 엘가는 자기스스로를 표출하며 전체의 조화가 이뤄진 품격일 듯 싶다.
브람스가 팀워크를 중시하는 독일축구의 전형의 모습이라면 엘가는 각 포지션의 역할 중시하는 영국축의 전형의 모습일 듯싶다. 내가 명명한 은 이렇게 연장전으로 이어질 듯싶다. 승부차기를 한다면 나는 그래도 브람스를 조금더 응원하고 싶다.

집으로 가는 길 카페 브람스와 팔로미노를 다시 회상한다.
브람스는 클래식 분위기의 카페 브람스이고, 팔로미노는 내겐 모던 분위기의 카페 엘가일 듯싶다.
대전시향과 함께 브람스를 담은 브람스와 엘가를 담은 팔로미노를 만났다.
그리움이 더욱 커진다.


[답변]
작성자 artdpo
등록일 19/10/15

bridge21님의 공연후기에 감사드립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과거의 두 카페 '브람스'와 '팔로미노'의 비유부터, 독일축구와 영국축구의 비교까지..

 

아무래도 시대상으로는 낭만에 분류되지만, 고전의 형식미를 중요시해 신고전주의로 분류되는 브람스이기에 더욱 독일의 느낌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엘가는 브람스에 비해 비교적 모던하게 느겨질 수 있을 것 같구요.

 

말씀해 주신 연주회 타이틀, 저희도 상당히 고민했던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사실 가을하면 브람스! 브람스 하면 가을이기에, 많이 고민했었던 부분 중에 하나였습니다.

 

연주회가 끝나고, 저드 예술감독과 이야기 나누면서 bridge21님께서 언급해 주신 엘가 교향곡 제1번의 1악장 주선율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그 주제가 처음과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며 중간에 승화하는 그 구성이 너무나도 탄탄해 계속 머릿속에 맴돌게 하는 교향곡인것 같습니다.

 

bridge21님의 공연후기 다시 한 번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어지는 대전시향의 공연들도 찾아주셔서, 많은 즐거움과 더욱 큰 의미들 찾으시길 바라고, 또 이렇게 공유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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