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교향악단의 연주를 보신 후 후기를 남겨 주시면
선정하여 차기 공연 티켓(1인 2매)을 드립니다.


※ 광고성, 비방성 글 등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글 작성시 개인정보 유출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음악이 주는 최고의 선물
Name tapdongi
Date 19/12/07
File
1월 31일에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작은 마당에서 바우터 보센 씨와 함께 했던 “세레나데의 감미로운 유혹” 연주가 생각납니다. 최나경 씨는 2018년 신년 음악회 때 황홀한 플루트 연주로 감동을 주었었는데 오늘 다시 만나게 되어 기대됩니다. 실내악 연주의 아름다움은 소규모의 연주자들이 긴밀하게 호흡하며 이루어내는 앙상블을 가까이에서 감상하는 것인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최나경 씨의 연주회는 일찌감치 매진되어 그 티켓 파워를 다시금 실감하며 어떤 연주를 들려줄지 행복한 기대감을 갖고 찾아갔습니다.

모차르트 플루트 사중주 라장조 작품 285
모차르트 특유의 멜로디가 반갑게 들리고 깨끗한 선율은 마음을 즐겁게 해줍니다. 플루트가 주선율을 영롱하게 연주하고 대전시향의 핵심인 김필균 악장과 김민정, 이송희 수석이 함께 호흡을 맞춰 연주하는 곡은 참 아름답습니다. 실내악의 정수를 만끽합니다. 객석은 약간 어둡고 상대적으로 무대는 밝아 연주자들을 비추는 빛이 부드럽고, 꽃향기가 퍼지듯 아름다운 선율이 객석으로 향기롭게 흘러넘칩니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의 조화. 각 악기의 가장 최고의 음을 뽑아내 조화를 이루며 들려주는 음악에 몰입합니다. 관객들은 고요하게 연주자들의 연주에 심취해 듣습니다. 음악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참 무모합니다. 그렇지만 잡아둘 수 없는 선율을 몇 자 글로 붙잡아보려고 이렇게 애씁니다.
2악장에서는 플루트를 세 악기가 피치카토로 받쳐줍니다. 플루트의 바람 소리와 현을 퉁기는 소리가 섞여 묘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줍니다. 맑은 날 쏟아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는 것 같은 영롱함. 음악은 맑은 물방울 소리로 빛나게 쏟아집니다. 플루트는 높고 낮고 연속되며 진주알 같은 소리들을 쏟아냅니다. 연주를 너무 잘하니까 자꾸 칭찬할게 없나 찾아보게 됩니다. 아름다운 연주를 꼭 안고 눈 감고 쓰다듬으며 포근한 기분을 느낍니다. 음악이 주는 이 황홀함, 심취해 듣다 어느새 금방 끝난 것이 아까워 박수를 치며 멍하니 바라봅니다.

슐호프 플루트, 비올라와 더블베이스를 위한 작은 협주곡, 작품 75
이 곡은 미리 들어보려고 유튜브에서 검색해 보아도 찾을 수 없던 생소한 곡입니다. 최나경 씨가 등장해 이야기를 합니다.

“대전에서 초등학교를 나왔고 대전과의 깊은 인연이 있으며 5년 째 홍보대사를 하고 있다. 협주곡과 리사이틀만 했는데 이렇게 대전시향과 실내악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특별한 연주라고 생각한다. 전국 아니 세계적인 실력을 갖춘 대전시향과 함께 연주하게 되어 너무 좋다. 1. 대전시향은 정말 특급오케스트라며 함께 연주하는 분들은 그 중 올스타 2. 원하는 곡, 사랑하는 실내악 곡을 추리고 추려서 가져온 5곡이다. 3. 전국과 세계로 연주하러 다니지만 좋은 청중을 가지고 있는 대전이 정말 최고다. 이제 연주할 슐호프의 곡은 영역이 전혀 다른 악기가 어울리는 멋진 곡으로 3악장에서 돌림노래처럼 연주하는데 동시에 연주하지 않는 것을 의아해 하지 말고 들어 달라”고 해설을 해줍니다.

와우. 더블베이스 소리가 이렇게 가깝고 직접 들리는 것은 처음이어서 독특합니다. 모차르트와는 전혀 다른 음율, 분위기가 정말 이질적인 것이 섞여 묘한 조화를 표현합니다. 비올라 소리 참 좋네요. 플루트도 화려함보다는 스산한 소리로 세 악기가 자기만의 특색을 드러내며 어울립니다. 색다름이 주는 독특함과 특별함. 생소함과 낯섦이 주는 매력을 느낍니다. 처음 듣는, 첫 느낌의 신선함을 받습니다.
연주하는 즐거움도 있을 것 같네요. 늘 부르던 익숙한 노래가 아니라 새로 도전한 노래를 멋지게 부를 때의 느낌처럼 색다른 곡을 연주할 때의 느낌이 사뭇 궁금해집니다. 최나경 씨가 피콜로를 들었습니다. 피콜로의 높은 음과 가장 낮은 더블베이스 소리로 음의 최극단을 듣습니다. 활로 베이스의 허리를 툭툭 타악하기도 하고 빠르게 연주도 합니다. 붕 붕 길고 무뚝뚝하게 연주하던 베이스가 이렇게 빨리 현을 짚고 두드리고 켜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비올라도 솔리스트처럼 잠깐 독주합니다. 비올라의 애수 띤 선율과 맑은 웃음 같은 플루트. 말없이 툭 건드리는 손 같은 베이스. 각각 성격이 다른 세 사람이 앉아 자기만의 방식대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한 사람은 계속 높은 소리로 말을 하고 한 사람은 “그래? 그렇지? 그랬구나!” 맞장구쳐주고 한 사람은 눈만 꿈먹꿈먹하며 고개만 끄덕입니다. 세 사람의 특이한 대화를 바라보며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시 피콜로를 들었습니다. 엥? 더 빠르게 세 악기가 연주합니다. 피콜로는 원래 그렇다지만 비올라와 베이스는 활로 현을 퉁기고 켜고 두드리며 빠르게 연주합니다. 8톤 트럭을 스포츠카처럼 운전하는 느낌이랄까요? 놀라며 연주를 듣다보니 연주가 끝났습니다. 이런 독특함이라니 참!

드메르스망 플루트, 오보에와 피아노를 위한 듀오 브릴란트 ‘윌리엄 텔’
검정 드레스의 플루트와 빨란 드레스의 오보에 듀오. ㅎㅎ 피아노의 웅장한 연주 후 두 악기가 서로 어울리며 연주합니다. 톡톡 튀는 물방울 같은 플루트, 익살스러운 오보에 소리. 홍수은 수석의 오보에는 언제나 일품입니다. 간드러진다(?)는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지만 딱 맞는 비유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소리의 신비함이 플루트의 은빛 선율과 어울리며 아름답게 연주합니다. 마치 따라하는 것처럼 익숙한 멜로디를 서로 주고받습니다. 화려한 윌리엄 텔 선율을 피아노가 먼저 연주하고 오보에가 그리고 플루트가 트리오로 연주합니다. 세 악기만으로 윌리엄 텔의 신나고 웅장한 스케일을 다 보여줍니다. 이렇게 멋진 연주를 듣게 된 것이 참 행운입니다. 듣지 않고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최고의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빛나고 화려한 연주. 연주의 기교는 마치 두려움 없이 공중 3회전을 돌고 가뿐하게 착지하여 턱을 앞당기고 두 손을 높이 든 선수처럼 당당합니다. 우리는 브라보 환호하고 감탄하며 마음껏 박수를 보냅니다.

베토벤 플루트,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세레나데 라장조, 작품 25
전반부 휴식 후 최나경 씨가 빨간 드레스로 갈아입고 나왔습니다. 베토벤이 이런 곡도 작곡했나요? 세 악기가 각각의 음색으로 어울려 연주합니다. 딱 그만큼만 있으면 된다는 듯 호흡이 척척 맞아 음악은 산뜻하고 자유자재로 움직입니다. 부드러운 선율, 현악기는 길게 켜고 플루트는 통통 튀기도 하고 길게 불기도 하며 주고받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매끄럽게 연주를 잘 할까 감탄합니다.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연결과 아름다운 선율, 맑은 빛깔은 사랑스럽습니다. 까르르 웃으며 술래잡기하는 소녀들처럼 음악은 서로 꼬리를 물고 뛰어다닙니다. 표정을 바꿔 긴장한 빠르기가 악기에서 악기로 옮겨 다닙니다. 세 악기의 연주에 불꽃이 튑니다. 그리고 느림. 빠름 뒤의 느림의 묘미. 넓고 깊은 물결처럼 울렁울렁 선율은 크게 오르내립니다. 그러면서도 맑음은 잃지 않는 음색. 큰 파도 위에서 파도를 타는 서퍼처럼 플루트는 선율의 스릴을 즐깁니다. 김필균 악장의 바이올린 소리 참 좋네요. 바이올린이 들려줄 수 있는 소리의 빛깔을 잘 드러냅니다. 비올라도 우뚝 섭니다. 너무들 연주를 잘하니 감탄하며 푹 빠져 듣습니다. 다시 빠르고 생기 있게, 발랄함과 경쾌함이 빛납니다. 자유자재로 빠르기를 제어합니다. 마지막 악장은 느리고 깊이 사색하며 걷는 듯 소리에는 가득 담긴 생각들이 있습니다. 베토벤이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은 생각과 듣는 사람들이 느끼는 생각이 함께 있습니다. 그 무언가는 각자에게 중요한 것이겠지요. 그냥 좋다는 느낌이 아니라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는 음악. 그것이 베토벤 음악의 특징일 겁니다. 플루트 소리에도 그런 의미를 담았네요. 베토벤 현악사중주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웹스터 플루트,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카르멘 랩소디
정열적인 카르멘 환상곡을 맨 마지막에 배치한 이유가 있겠지요. 시작부터 카르멘의 익숙한 선율을 세 악기로 화려하게 드러납니다. 굵은 클라리넷 소리, 맑은 플루트 소리로 카르멘 선율을 연주합니다. 하바네라. 카르멘의 요염함이 보입니다. 사랑은 자유로운 새! 느릿느릿 다가오며 유혹하는 카르멘의 눈. 발로 땅을 차며 정열적으로 춤추며 노래하는 카르멘을 세 악기가 연주합니다. 놀라운 연주 기교를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클라리넷이 독주합니다. 가지고 나와 곁에 둔 악기를 바꿔 음역을 높입니다. 오페라 한 곡이 세 악기로 표현됩니다. 아주 서정적인 부분은 너무 아름다워 환한 달빛 아래서 고요한 밤의 적막을 느끼는 것 같이 은은한 아름다움에 젖습니다.
투우사의 노래로 연주가 막바지에 왔음을 예감합니다. 어쩌면 저렇게 연주를 잘 할까요. 그냥 듣기는 이렇게 쉬운데 연주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듣기 쉽게 연주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새삼 놀라며 감탄합니다. 작은 소리와 어긋남도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을 듣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최고의 연주입니다.

연주 후 박수와 함성은 홀을 가득 메우고 터질 것 같습니다. 앙코르 곡을 김필균 악장과 박세환 님의 피아노로 들려줍니다. 김필균 악장의 세련된 바이올린 연주와 최강의 플루트 연주는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기교와 선율로 듣는 사람을 매료시킵니다. 저 당당함. 자신만만함. 우뚝 선 꼿꼿함. 연주는 그런 아우라가 있습니다. 음악이 주는 최상의 느낌을 다 보여주니 뿌듯합니다.

옷으로 비유하면 내 몸에 딱 맞고 잘 어울리는 여러 벌의 옷을 입어본 느낌! 음식이라면 먹어보고 싶었던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만끽한 느낌! 자동차라면 여러 대의 최고급 자동차를 운전하며 드라이빙의 묘미를 느껴본 기분! 여행이라면 가보고 싶었던 세계 각지의 아름다운 여행지를 거닐어 본 느낌! 축구라면 해트트릭을 눈으로 보고 함성을 지른 느낌! 농구라면 트리플 더블을 본 느낌! 야구의 투수라면 노히트 노런을 타자는 싸이클링 히트를 한 느낌!
비유와 표현이 과장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과장은 본래의 느낌을 부풀린 것이라지만 받은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어 비유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비유해서라도 드러내고 싶은 최고의 연주이기에 전혀 과장이 아닙니다. 오늘 연주를 들은 사람들은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겁니다. 하하하.


[답변]
작성자 artdpo
등록일 19/12/30


써주신 공연후기 중 마지막 단락이 정말 읽으면서도 신이 나고, 연주회 전체를 요약해 주신 것 같습니다.

대전 출신의 플루티스트 최나경과 대전시향 단원들간의 호흡은 놀랄만큼 찰떡 궁합이었던 것 같고,

청중 여러분들께서도 공연 후 나오시면서 만족스러워하시는 모습들에 기뻤습니다.

더욱이, 늦게까지 로비에서 기다리는 팬 분들을 위해 최나경 선생님께서 일일이 싸인과 사진을 찍어주셔서,

관객 여러분들도 더욱 좋으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곧 새해가 밝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20년 공연에도 끊임없는 성원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대전시립교향악단 -  

(35204)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35 대전예술의전당 내   |    대표전화 : 042-270-8382~8   |   팩스번호 : 042-270-8399

Copyright 2018 All right reserved.

  • 교향악단 페이스북 바로가기
  • 교향악단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 교향악단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