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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독특하며 신기하게 아름다운 음악적 경험
Name tapdongi
Date 19/06/25
File 공연후기(말러_교향곡7번_2019.6...[21kb]
말러 교향곡 7번 연주. 많이 듣고 기대하며 기다린 연주였습니다. 말러 교향곡을 자주 접하기 어렵고 좋은 연주를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저드 님은 이미 말러 전문가로 알려져 있어서 매년 말러 연주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말러 교향곡 7번 연주 계획이 잡혀있어 연 초부터 기다린 연주였습니다. 알라딘의 마술램프처럼 문지르기만 하면 지니가 나타나 음악을 들려줍니다. 차에서나 직장에서 CD로 DVD로 유튜브 동영상으로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2005년 아바도 지휘의 루체른 페스티벌 동영상과 차에서는 엘리야후 인발 지휘의 음반으로 계속 듣고 또 들었습니다.

1악장 : 기대하며 기다린 테너 호른 소리. 참 좋네요. 트럼펫의 분명한 소리. 역시 시작부터 말러 전문가다운 해석이 느껴집니다. 목관악기 소리도 훌륭하고 앞 C열에서 들으니 저음이 낮게 깔리는 음까지 잘 들립니다. 영상과 음반으로 듣던 테너 호른 소리보다 훨씬 부드럽고 낭만적인 소리로 들립니다. 오케스트라 사운드도 웅장하고 실감나게 들립니다. 역시 현장에서 듣는 소리가 최고입니다. 물론 최고의 연주일 때 그 소리는 더 최상입니다. 1악장의 혼란스럽고 복잡하며 다양한 소리의 소용돌이는 정신이 번쩍 들게 합니다. 역시 저드 님의 말러! 탁월합니다.
언제나 깨끗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바이올린과 현악기. 목관악기의 분명한 소리와 호른 소리를 들으며 1악장의 정수를 만끽합니다. 다양한 소리가 들리지만 하나로 독특함을 드러내니 참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소리는 선율이 되어 흐르고 때로는 선언하듯 지르고 찌르고 높이 솟으며 감동을 줍니다. 저드 님의 지휘도 지금까지 본 것 중에 가장 역동적이며 생기 있습니다. 엄청난 질주와 터지는 소리들은 트럼펫 소리에 잠시 숨을 고르고 바이올린 솔로 소리는 맑은 햇살처럼 빛납니다. 더블베이스와 테너 호른이 1악장 선율을 연주하고 트럼본이 가세한 그 소리의 실체를 목격하니 새롭습니다.
음악은 무언가를 끌어내고 뽑아 올리고 격정적으로 꿈틀대게 한다는 것을 직접 느끼는 전율의 순간입니다. 날카로움과 찌름, 터뜨림과 뿜어대는 소리 두드리고 불어대는 소리, 힘을 주어 켜고 끌어올린 소리들이 하나의 덩어리로 우르릉거리며 온몸을 흔듭니다.
강함과 부드러움이 혼재하는 속에 언뜻 언뜻 비치는 햇빛처럼 쏟아져 나오기도 하고 큰 구름 속의 천둥과 번개처럼 타악기는 울리고 터지며 정신을 쏙 빼놓습니다. 말러 교향곡은 하나의 거대한 산이며 울렁거리는 거대한 파도 같고 수백 수천마리의 말들이 질주하는 역동적인 장면 같습니다. 수없이 듣던 1악장의 선율은 감슴을 울리며 벅차오르게 만듭니다. 듣는 우리도 이렇게 벅찬데 연주하는 대전 시향 단원들은 얼마나 뿌듯하고 감격스러울까요. 1악장에서 이미 말러 7번 교향곡의 진면목을 예감합니다.

2악장. 호른 독주로 시작합니다. 가늘고 길게 높고 굵은 분명한 소리가 믿음직하고 목관악기의 지저귐도 최고입니다. 북 언저리를 두드리는 채찍소리. 2악장의 독특한 소리가 들립니다. 더블베이스 소리가 분명히 들리고 행진하는 바이올린 소리. 박자를 두드리는 팀파니. 숨은 그림 찾기처럼 소리 속에 숨어있는 숨은 소리 찾기의 묘미를 즐깁니다. 비올라 선율의 매끄러움. 춤곡처럼 흥겨운 2악장 밤의 노래. 저드 님도 춤을 추듯 지휘합니다. 밤의 여유로움과 흥겨움이 가득합니다. 제각각의 악기는 밤의 요정이 되어 손을 잡아끕니다. 호른 소리와 카우벨 소리. 말러는 어떻게 이런 곡을 작곡하고 이런 시도를 했는지 참 대단합니다. 잉글리시 호른과 바순의 넉넉한 웃음 같은 소리. 깔깔대는 행복한 미소 같은 오보에 소리. 약음기를 낀 관악기도 환하고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밤의 노래를 부릅니다. 오보에 플루트 클라리넷이 함께 부는 밤의 노래는 정말 최고입니다. 이 독특함. 처음 듣는 기괴함(두려움이 없는)이 매력입니다. 예상할 수 없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들이 새롭고 독특하며 신기한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합니다. 말러만의 춤곡이 계속 이어집니다. 실로폰 트라이앵글 카우벨 소리들은 밤의 정령처럼 맑게 울리며 연주 홀에서 객석으로 날아다닙니다. 느낄 뿐 소리의 실체를 표현할 수 없습니다. 갑작스럽고 독특한 각양의 악기 소리가 혼재한 춤곡에 빠져 놀라며 들을 뿐입니다. 사뿐사뿐 걷다가 동작이 커지며 빨라지기도 하고 끌고 당기고 퉁기는 소리의 희롱에 웃음 짓습니다. 최고의 음악은 최고의 음악을 연주한다는 자부심에서 나옵니다. 연주의 진지함이 소리를 값지게 만듭니다. 공격수와 수비수가 하나된 팀플레이를 보는 것처럼 오케스트라 전체는 음악으로 하나 됩니다. 몇 명의 수비수를 뚫고 돌진하는 선수처럼 난해한 리듬을 연주해냅니다. 2악장의 끝에 하프 소리가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킵니다.

3악장. 또 독특한 시작. 더 새로워진 소리와 박자. 미리 들을 때마다 흥얼거린 이 곡조. 현악기의 끌어올리는 저 소리. 쿵짝짝 쿵짝짝 리듬에 각 악기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3악장의 독특함을 드러냅니다. 바이올린이 주도하는 3악장 리듬과 소리. 지금 들리는 이 소리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나요. 음악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참 무모합니다. 무형의 덩어리는 분명 실체를 가지고 있지만 모두를 잡아낼 수 없는 한계를 깨닫게 됩니다. 들리는 소리들은 각각의 이유와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소중합니다. 들었던 소리를 만나는 반가움과 신기함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바이올린 소리에서 비올라 소리로 이어지는 소리의 주고받음. 무심한 듯 묵묵히 뒤에서 쿵쿵거리는 저음과 타악기들. 독특함의 최고가 3악장입니다. 가끔 나타나는 큰 고래처럼 튜바는 큰 소리의 몸짓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떼로 몰려다니는 역동적인 은빛 물고기들처럼 현악기 소리는 빛납니다. 말러. 참! 말러의 매력은 이런 특이함과 독특함에 있습니다. 흥얼거리던 저 선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저 리듬. 저 소리. 저드 님은 나만 따라오라는 듯 자신에 찬 모습으로 꼿꼿이 서서 지휘합니다. 3악장 끝은 비올라 현이 딱!

4악장을 듣기 위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독특함은 다시 독특함으로 이어져 이제 바이올린 솔로와 만돌린 오보에 클라리넷이 진짜 세레나데의 아름다움을 표현합니다. 첼로 솔로 기타 소리 호른 만돌린 소리. 또 한 번 감탄하게 되는 말러 음악. 어느 것이 기타 소리인지 하프 소리인지 모르겠고 첼로 솔로는 듬직하고 호른은 젠틀하고 멋집니다. 아름다움과 멋짐이 서로 함께 잘 차려입고 찍은 한 장의 사진처럼 환합니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맛보지 않은 맛을 알 수 없듯이 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금 경험하는 즐거움을 누립니다. 한 번 뿐인, 오직 단 한 번뿐인 이 음악의 매력에 취합니다. 기타, 만돌린 소리와 오케스트라는 신기하게 서로의 특이함을 드러내고 받쳐주며 신비한 소리로 매혹시킵니다. 말로 할 수 없을 때 기가 막히다고 하는데 참 기가 막힌 음악입니다. 비올라 첼로 소리의 믿음직하고 고급진 소리. 만돌린과 오보에의 조화. 만돌린 두 줄을 튕기고 트레몰로로 떨리며 내는 소리는 아름답게 울립니다. 물방울이 튀는 듯 만돌린 소리는 영롱하고 아름답습니다. 조금도 지루할 틈 없이 변화하고 다채로운 소리의 뒤를 좇아가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밤의 노래는 꺼내도 꺼내도 그칠 줄 모르게 아름다운 노래들을 계속 들려줍니다. 처음 받은 선물에 감탄하고 또 다시 꺼내서 기쁘게 만들고 또 꺼내서 감격하게 만들어 어쩔 줄 모르는 황홀함에 빠지게 만듭니다. 사랑의 선율은 4악장 내내 울립니다. 영원한 사랑을 바라듯 애타게 호소하는 소리와 아름다운 표정과 몸짓을 소리로 느낍니다. “영원한 여성성이 우리를 끌어올린다.” 말러의 말을 떠올립니다.
저드 님의 말러 7번. 처음 듣는 이 교향곡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만드네요. 4악장 끝은 클라리넷이 목젖을 흔들며 끝을 냅니다.

5악장. 예상할 수 없는 웅장함. 밤의 노래는 사라지고 말러만의 거대한 음향이 터져 나옵니다. 환희의 함성처럼 커다란 소리가 참아온 소리를 뿜어댑니다. 심호흡하고 크게 내뿜는 소리들은 객석으로 마구 쏟아져 터져 나옵니다. 루체른 페스티벌 동영상에서 아바도의 흐뭇한 표정처럼 저드 님도 흐뭇한 표정으로 오케스트라를 바라보며 지휘합니다. 저드 님 이후의 대전 시향 연주는 단단하고 완벽하며 깔끔하고 분명하게 모든 곡들을 연주합니다. 요즘 류현진 선수가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하듯이 저드 님의 연주의 완벽함에 꼼짝 못하고 감탄합니다. 끝은 이렇게 확실히 터뜨려주어야 제 맛이죠. 모든 악기들을 잠시도 가만 놔두지 않고 각각의 소리들이 최상으로 끌어내는 이 소리들. 그 소리들을 하나 하나 찾아 듣는 즐거움을 누립니다.
자 이제 끝을 향해 달려볼까요. 금관악기는 뿜어대고 타악기는 두드리고 울리고 터치고 목관악기는 세게 불어대고 현악기 활은 쉴 새 없이 켜고 탐탐은 쿠앙~ 크게 소리를 가르고 목관악기는 치켜들어 높은 휘파람 소리처럼 불고 넓고 큰 쇠판을 두드리고 큰북을 치고 심벌즈로 챙챙 울리며 소리의 최대치를 보여줍니다. 깜짝 놀라게 터치는 소리. 트럼펫이 맑고 높고 세게 뿜어대고. 휴~ 언제 여기까지 왔나 싶네요. 소리는 시간을 잡아채고 숨겨놓고 오직 소리, 음악만이 우뚝하게 솟아오릅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한눈 팔 수 없는 독특함에 이끌려 음악과 달려온 느낌입니다. 아~ 이 소리는 끝을 알리는 소리인데. 아쉽네요. 그렇지만 최고의 연주는 또 이렇게 아쉬운 행복감을 줍니다. 흠뻑 취한 만족감이 주는 행복한 아쉬움이 묘한 감정을 일으킵니다. 채찍처럼 현악기의 활은 때리고 마지막 카우벨이 요란하게 울리며 정신없이 끝으로 내달립니다. 들을 때마다 느끼는 생각. 이래서 말러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게 됩니다.
박수 박수 환호에 환호. 진심으로 감동한 박수를 어깨가 아프도록 박수를 보냅니다.
저드 님! 대전 시향 최고입니다.


[답변]
작성자 artdpo
등록일 19/06/26

tapdongi님의 공연후기에 감사드립니다.

 

항상 느끼지만 tapdongi의 공연후기는 스크랩해서 모아놓으면,

 

소중한 자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아바도의 루체른 페스티벌 영상을 좋아하고, 개인적으로 명 연주로 꼽는데,

 

tapdongi님께서도 그 영상 많이 보고 계시는 군요.

 

이번에 저희 대전시립교향악단의 라이브 감상을 통해서도 만족스러우셨는지요.

 

말씀해 주신 것처럼 말러의 교향곡은 아쉬운 행복감이라는 것이 참 큰 것 같습니다.

 

너무나 큰 감동을 주며 곡을 맺기에, 여운을 느끼는 시간 동안 무언가를 다시 찾아야 할 것 같은...

 

그래서, 운전중 말러 교향곡을 듣다보면, 종료 후 마지막 부분을 자꾸 되감아 듣게 되던 기억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저희 공연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말러 교향곡 제7번 기대하셨던 만큼 만족스러우셨기를 바라며,

 

다가오는 많은 저희 연주회들도 방문해 주셔서

 

좋은 시간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공연후기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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