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교향악단의 연주를 보신 후 후기를 남겨 주시면
선정하여 차기 공연 티켓(1인 2매)을 드립니다.


※ 광고성, 비방성 글 등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글 작성시 개인정보 유출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낯섦이 익숙함으로
Name tapdongi
Date 19/05/17
File 공연후기(프로코바협_시벨_교2_2...[20kb]
2019 연주 목록 중 평소 자주 연주하지 않던 곡들이 몇 개 있어서 관심 있게 보고 음반이나 음원을 찾아 미리 들어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다양한 곡 선정과 세심한 준비에 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평소와 같이 일찍 도착해 클라라 홀에서 프리뷰에 참가 했습니다. 언제나처럼 작곡가 이성환 님은 연주곡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줍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보입니다. 특히 곡에 숨겨진 뒷이야기를 들으니 그냥 듣던 음악에 사연이 더해지며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해 줍니다.

베를리오즈, 로마의 사육제 서곡, 작품 9
경쾌한 시작. 언제 들어도 깔끔한 현악기 소리. 잉글리시 호른의 독주가 바로 이어집니다. 프리뷰 시간에 들었던 베를리오즈가 심혈을 기울여 작곡한 오페라 ‘벤베누토 첼리니’ 중 사랑의 이중창 선율을 생각하며 듣습니다. 이야기가 담긴 음악. 모든 것의 사연은 구구절절합니다. 서곡에서 잘 볼 수 없는 독주를 배치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민승우 님의 잉글리시 호른의 음색이 부드럽고 아름답네요. 그 선율을 비올라가 받아 연주하며 주고받는 선율이 커지고 탬버린의 찰찰대는 소리와 트라이앵글의 맑은 울림이 현악기의 선율과 어울립니다. 분위기가 바뀌고 카니발의 흥겨움이 모든 악기로 터집니다. 동 서양, 옛날이나 지금까지 흥겨움의 색깔은 같습니다. 신나게 터뜨리고 불고 두드리고 빙빙 돌며 춤추는 그 열기. 빵빵 불고 정신없이 터뜨리는 소리에 취하는 순간 화려하게 끝납니다. 객원 지휘자 라몬 테바르. 젊음의 소리는 생동감 있게 팔을 빙빙 돌리고 몸을 들썩들썩하며 카니발의 즐거움을 몸으로 표현합니다.

프로코피에프,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라장조, 작품 19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 씨. 연주 전 프로필과 연주 동영상을 찾아보고 안네 소피 무터와의 인연을 알고 기대한 연주였습니다. 프로코피에프 바이올린 협주곡은 가지고 있던 막심 벵게로프 음반에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자주 들었습니다. 처음 곡을 들을 때의 낯섦이 익숙함이 되기까지 듣고 또 듣던 음악. 짧은 연주 시간은 출근길과 퇴근길의 시간과 딱 맞아 각 악장과 출퇴근길이 겹쳐졌습니다.
조용한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독주 바이올린 소리는 구슬픈 듯, 가냘프고 호소하는 듯 감춰진 마음의 응어리가 현의 소리로 드러납니다. 막심 벵게로프와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힐러리 한의 연주로 듣던 곡의 음색이 지금 눈앞에서 들립니다. 한껏 볼륨을 높이고 차 안에서 혼자 듣던 소리보다는 무대 속으로 먹혀 들어가는 듯 들리네요. 오늘따라 콘서트 전용 홀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지난 번 서울 롯데 콘서트홀에서의 연주를 경험하고 보니 그 차이가 더 분병하게 들립니다. 피치카토 소리는 플루트 소리와 어울리고 낮은 음의 절규하는 소리는 바이올린의 가장 터프함을 보는 듯합니다. 절정을 향한 질주는 바이올린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기교가 다 동원되어 켜고 긋고 퉁기며 깊게 눌러 긁어댄 소리들이 정신없이 쏟아집니다.
레가토 되는 긴 카덴자는 유장하고 가장 높은 음을 연주하는 하모닉스. 가장 끝에 있는 높은 음이 현과 활의 맞닿으며 찌르고 솟아오릅니다. 하늘로 휘발되는 소리의 꼬리를 붙잡으려다 1악장은 끝이 납니다.
오늘 자막 소개가 없네요? 무대 옆에 띄워주던 글씨가 연주에 집중하지 못해서 그랬는지....2악장 스케르초, 매우 생기 있고 빠르게는 1악장과 대비되며 더 빠르게 속주 되는 연주가 신기에 가까운 바이올린 기법들이 동원됩니다. 아르코 기법(활로 현을 퉁기는)으로 거의 바이올린을 두드리고 쓸어내고 베어내듯 튕기고 퉁기고 켜고 활로 휘파람을 불 듯 끌어올린 소리는 기괴함을 드러냅니다. 객석은 연주에 매료되어 숨죽이고 듣습니다. 활로 현을 퉁기며 짚고 켜고 오르내리는 손가락은 분주하여 연주의 황홀함에 빠진 듯 연주자 최예은 씨는 대단한 연주를 보여줍니다. 2악장은 단숨에 끝! 소름이 싹 돋네요.
3악장 바순이 현악기의 피치카토에 실리고 독주 바이올린이 공기를 가르며 우뚝 섭니다. 당당한 연주. 소리도 분명하고 당당합니다. 소리가, 오직 소리만이 지배하는 음악의 세계. 마음껏 연주하되 음이 닿는 최고의 그 소리를 들려줍니다. 현 위로 활은 통통 튀며 특유의 리듬과 음색으로 끌어당기고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 듯 매끄러운 선율을 끌어올려 연주하는데 듣는 마음을 고양시키는 선율의 힘을 느낍니다. 호소하는 듯, 우는 듯, 비명소리 같은 바이올린 소리는 높고 높이 솟아오르며 처절하게 울부짖습니다. 소리의 비명소리가 아름다운 소리로 들리니 참 신기합니다. 철저히 독주곡인 프로코피에프 바이올린 협주곡. 끝! 아쉬움의 여지를 줄 사이도 없이 조용하고 고요하게 끝납니다. 앙상블 홀에서 들었더라면 더 몰입해서 들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젊고 당차고 당당함이 빛나는 연주였습니다. 계속되는 박수에 앙코르 곡을 연주합니다.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곡. 짚은 현을 긋고 채고 오르내리며 내는 소리에 조용히 숨죽이고 듣습니다. 가장 엄숙하게 몰입해서 들은 앙코르곡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첫 번 째 앙코르 곡 연주가 끝나고 또 다시 이어지는 박수 박수. 두 번 째 앙코르곡도 역시 바흐. 속주 되는 바흐. 같은 바흐도 이렇게 다릅니다. 바흐 곡이 갖은 음색을 마음껏 뽐냅니다. 마치 바이올린 독주회를 보는 듯한 이 아름다운 선율. 아 바흐! 바흐!
보란 듯이, 내가 최예은이다! 하는 것 같네요.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라장조, 작품 43
호른과 오보에 플루트와 클라리넷이 1악장 주선율을 반복 연주하면서 현악기의 매끄러운 선율로 옮겨갑니다. 화려하게 번지는 바이올린 소리. 현악기 피치카토 후 총주로 커지면서 풍성하게 객석으로 퍼져 나옵니다. 오보에와 바순, 플루트가 다시 새소리처럼 울리고 서로 주고받듯 현악기는 빠른 연주로 받습니다. 주선율은 여러 악기로 옮겨가며 합해지고 커지고 넓어지며 장대해집니다. 한 덩어리처럼 깨끗하고 맑고 큰 소리는 무대를 가득 채웁니다. 소리의 빛깔은 금관악기가 더해지면서 웅장하게 빛납니다. 안정적인 호른 소리. 곧고 분명한 트럼펫 소리 크게 뚫고 나오는 트럼본 소리. 1악장 주선율이 반복되며 춤곡처럼 가볍고 부드러운 선율로 끝납니다.
2악장 팀파니의 울림에 더블베이스와 첼로의 피치카토로 낮게 퉁기는 소리 후 구름 낀 하늘처럼 바순의 낮은 음색이 함께 섞이고 구름 속에서 호른이 우르릉거립니다. 한줄기 빛처럼 오보에 소리가 들르면 현악기가 큰 물결처럼 몰려옵니다. 빨라지고 급해진 소리들, 긴장된 소리는 금관악기 소리로 커지고 호른이 뿜어대는 소리 후 잔잔한 선율이 흘러나옵니다. 지휘로 정제된 소리, 통제되고 절제된 소리들이 빛을 발합니다. 뭔가 이야기할 속 깊은 사연처럼 비장하고 심각합니다. 소리가 낮게 깔릴 때는 지휘자도 웅크리고 앉으며 소리와 함께하고 일정한 부분에서는 곧게 서고 어루만지듯 쓰다듬듯 소리를 조율하며 지휘합니다. 시벨리우스 교향곡과 프로코피에프 곡은 객원 지휘자가 선곡 했나 문득 궁금해지네요. 곡과 하나 된 지휘가 인상 깊습니다. 크고 작아지는 소리의 강약과 셈여림이 아주 잘 표현됩니다. 긴 시간동안 몰입해서 연주하고 듣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도 곡의 완성도가 높을수록 그 시간은 길게 느껴지지 않으니 참 신기합니다. 지휘와 연주가 하나 된 순간은 연주회에서 받는 큰 기쁨입니다. 한바탕 휩쓸고 간 소리의 소용돌이 후 더 알차고 단단한 소리들이 각 파트의 독특함을 드러내며 2악장을 맺습니다.
3악장. 스테레오처럼 현악기가 이리저리 음을 몰고 가며 3악장 매우 생기 있고 빠르게의 특징을 쏟아냅니다. 현악기는 팔이 아플 정도로 활을 위 아래로 빠르게 연주합니다. 호른 소리에 오보에가 밝은 빛처럼 나오고 첼로 독주가 분명하게 들리고 모두가 합세하는 화음. 깜짝 놀라게 팡 터지는 소리에 번쩍 정신이 듭니다. 깜짝 놀라게 하고 웃으며 달아나듯 오보에 플루트 첼로의 독주 연주가 트리오로 들립니다. 뛰고 숨고 뒤따르는 소리의 숨바꼭질처럼 정신없이 질주합니다. 3,4악장 구분 없이 피날레로 가는 교향곡은 높고 선명한 큰 산처럼 우뚝 섭니다. 소리가 만든 거대한 모습에 감탄하며 감동합니다. 언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게 끝을 향한 곡의 징조를 목관악기가 예고합니다. 우르릉 팀파니가 두드리고 트럼펫이 뿜어대고 플루트의 고운 선율, 현악기의 숨죽인 선율, 첼로 파트의 굵고 깊은 선율에 바순과 오보에가 뽑아 올린 신호에 시동을 걸고 다시 달립니다. 침을 꿀꺽 삼키고 마지막 장엄한 총주를 듣습니다. 어느 곳 하나 어색함 없는 잘 닦인 넓은 도로를 달리듯 시원시원한 음악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듣고 듣던 시벨리우스 교향곡. 처음에 낯설게 들리던 곡은 이제 익숙함이 되어 하나하나 음을 새겨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흐뭇하게 듣는 기분. 그래 여기 이 부분 마지막으로 가는 목관악기의 저 소리. 저 리듬. 오직 한 번뿐인 연주에 흠뻑 빠져 함께 끝까지 달린 듯, 높은 음악의 산에 함께 오르는 듯 마음을 고양시키는 소리의 힘에 도취되고 젖어 듣습니다. 지휘는 마지막까지 하나하나 짚고 젓고 찌르며 최고조로 끝을 맺습니다. 끝이 주는 장엄함. 장대함, 시원함.
박수 박수 박수 환호 환호하며 기립하고 끝없는 박수를 무대로 보냅니다. 한참을 친 박수에 어깨가 뻐근합니다. 언제나 좋은 연주 감동적인 연주 흐뭇한 연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믿음직한 연주에 또 감사합니다. 이제 또 말러를 들어야겠네요. 말러를 기다리는 마음. 기대되는 연주. 기다림의 행복을 느끼며 돌아옵니다.


[답변]
작성자 artdpo
등록일 19/05/20

tapdongi님의 공연후기에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곡을 실황으로 접하기 전, 음반을 찾아 익숙할 때까지 들어보고,

 

설레는 마음으로 연주장을 방문하는 과정.

 

tapdongi님의 과정이 저에게도 같은 경험이 있어 상당히 공감됩니다.

 

사실,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이 겪는 과정이지 않을까 생각듭니다.

 

그 과정속에 저희 대전시립교향악단이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한 곡 한 곡 느끼신 점을 자세히 써주셔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협연자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은 앵콜곡을 통해 무언가 자신을 더 표현하려했던 것 같이 느껴지고,

 

안네 소피무터가 인정했던 바이올리니스트답게 연주력은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객원지휘자 라몬 테바르 역시 정열의 나라 스페인 출신답게 그 나라의 느낌을 담은 듯 시원시원한 연주를 보여줬습니다.

 

tapdongi님을 비롯한 많은 관객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라몬 테바르는 공연 직후 무대 뒤에서부터, 대전을 떠나는 시간까지

 

대전시향 관객여러분들에 대한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다시 한 번, 관람과 공연후기에 감사드리며

 

다가오는 마스터즈 시리즈 6 <말러 교향곡 7번>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벌써 몇 달 전부터 전국의 말러 팬들에게 전화 문의 쇄도 중이랍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5월 되십시오.

 

- 대전시립교향악단 -

 

 

(35204)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35 대전예술의전당 내   |    대표전화 : 042-270-8382~8   |   팩스번호 : 042-270-8399

Copyright 2018 All right reserved.

  • 교향악단 페이스북 바로가기
  • 교향악단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 교향악단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