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배운적 없는 순수 고전음악 애호가 입니다. 오늘 예술의 전당에서 있었던 대전시향의 공연에 대하여 후기를 남깁니다.비전문가의 개인적인 소감으로 대전시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작성합니다.
1. 마탄의 사수 서곡: 초반에 있었던 혼의 실수가 안타까웠다. 5부 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듯. 곡이 끝난후 지휘자가 혼 파트 4명만 일으켜 세워 박수를 받게 했지만, 나는 박수치지 않았다. 지휘자가 그렇게 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였으므로. 대전시향이 지휘자를 제대로 뽑았다고 느낀 순간이었다.
2. 베베의 클라리넷 협주곡 2번: 개인적으로 두번째로 들어보는 조인혁 클라리넷 협연자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대단했다. 대부분의 금관 파트가 빠져서 그런지 협연도 더할나위 없이 매끄러웠다. 오늘 공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었다.
3. 베토벤 교향곡 5번 : 역시 1악장 초반부터 문제가 있었다. 전력을 다하는 현악파트에 이어나온 혼은 마치 지휘자에게 사보타지하듯 삑소리를 내었다. 나오면 안 되는 소리가 나온 것이다. 1악장 중후반의 절정부에서 몰입도가 떨어지는 지휘와 이후 다른 악장 두어군데에서 소리가 뜬금없이 죽는 아쉬움도 있었다. 3,4 악장에서도 피콜로가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곳이 두군데 있는데, 첫번에는 소리도 제대로 못내고 지나갔고, 두번째에는 소리는 났으나 뒷부분이 미끌어졌다. 악보가 다른 것인지 내게 익숙한 피콜로 음이 아니였다. 트럼본 주자들은 마탄의 사수때보다는 나았으나 자신없는 소리였다. 팀파니 역시 중요했는데, 왜그리 저음에서 잔향이 많이 남아 오케스트라 전체의 소리에 과한 붐이 생기게 했는지.
청중은 많은 박수를 보냈으나, 결정적인 몇 군데에서의 실수는 내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박수는 쳤으나 열정적일수 없었다. 앵콜 곡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을 관현악으로 편곡한 것인데, 전 악장을 다 듣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여자경 지휘자께서 부임한지 얼마 안되서 소리를 제대로 만들 수 없었다고 생각되니 지휘자가 조금 불쌍했다. 오늘 있었던 예술의 전당 공연과 똑 같은 공연을 일주일쯤 전에 대전에서도 공연 했던데, 리허설로 충분치 않았는지.
부탁인데, 금관파트 여러분, 제발 정신좀 차려주세요.

동생이 대전 시민이고, 나 역시 팔팔한 20대에 대전시민이었으며, 연정국악원에서 국악도 배웠던 사람으로, 처음 대하는 대전시향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작년인가 홍석원이 지휘했던 한경 아르테의 베토벤 5번 보다는 10배 이상 좋았습니다. 앞으로 많은 발전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