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당을 가는 날은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나에겐 클래식을 실황으로 들을 수 있는 매우 기분 좋은 날이다.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을 실황으로 들을 수 있다는 그 기쁨은 어디서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오늘은 대전시향의 마스터즈 시리즈2 공연을 보고 온 후기를 잠깐 짬을 내 쓰기로 했다.

 

일단 프로그램부터 평소에 대전시향에서 들었던 작곡가들의 음악이 달랐다.

리게티,엘가 등 평소 클래식 공연에서는 자주 듣기 힘든 작곡가들이다.

특히 리게티는 우리나라 진은숙 작곡가의 스승으로 알고 있어 거의 최근 작곡가나 다름없다.

리게티의 음악은 매우 난해하여 몇 번 듣다가 포기한 적도 있었다.

오늘 공연에선 리게티의 음악을 잘 이해하자는 목표를 안고 갔다.

 

첫번째 곡은 리게티의 론타노였다.

시작하자마자 금관악기를 시작으로 리게티 특유의 괴기한 음악이 들렸다.

리게티의 바이올린 협주곡이나 Atmospheres에서도 이런 비슷한 선율을 들을 수 있다.

오늘은 다행히 포기하지 않고 연주를 열심히 들었다.

가끔씩 이런 현대음악가들의 곡도 연주하는 것도 굉장히 좋은 것 같다,

 

두번째 곡은 거의 하이라이트인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이다.

세계 3대 첼로 협주곡이라 불릴 정도로 그 유명함이 널리 알려진 곡이다.

클라리넷의 음을 시작으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흘러나오면서 첼로의 선율이 서서히 흘러나왔다.

이 첼로 협주곡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첼로 고유의 매력을 잘 뽑내는 곡인 것 같다.

게다가 풍부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이 곡의 묘미인 것 같다.

하지만 제일 압권은 협연자 이슈트만 바르다이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벌써 그는 드보르작의 곡에 빠져서 자신이 공연장에서 연주를 하는 것도 까먹었을 것 같다.

피날레의 거대한 음이 끝나고 나는 그에게 큰 박수를 보내주었다.

 

마지막 곡은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다.

이 곡 이름만 들으면 나는 가장 유명한 곡인 님로드가 떠오른다.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비의 추모곡으로도 쓰이는 등 가슴 아픈 일에 많이 쓰이는 곡이다.

님로드 말고도 여러 곡들이 이 수수께끼 변주곡에 포함되어 있는데 분위기가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가 그 주제를 찾기 힘들어 들어보면 곡에 왜 수수께끼 변주곡이라는 단어가 붙었는지 알거 같다.

훌륭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풍부한 연주는 금세 나를 빠져들게 했고 큰 박수가 절로 나왔다.

 

생소한 레퍼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연주를 해준 대전시향에게 다시 한 번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런 생소한 레퍼토리가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