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유튜브로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듣지만 몇 달만에 대전시향의 실황연주가 듣고 싶어서 얼른 공연을 예매하였다. 이번 공연의 주요 작곡가는 브람스로 가을이 넘어갈 무렵에 듣기에는 딱 좋은 작곡가이다.

오늘 곡은 대학 축전 서곡, 피아노 협주곡 2번 그리고 교향곡 3번으로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처음 접해보나 나머지 곡들은 들어본 적이 있어 더욱더 기대가 되었다.

처음 곡인 대학 축전 서곡은 브람스가 명예 학위를 받게 되어 그에 대한 감사 인사로 작곡한 곡으로 알고 있다. 곡의 이름처럼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 역시 대학교에서 나타나는 활기찬 느낌이 주를 이루었다.

웅장한 금관과 현악의 어우러짐도 이 곡의 놓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대전시향은 오늘 이러한 어우러짐과 활기찬 느낌을 잘 살려주어 만족스러운 시작을 알렸다.

다음 곡인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처음 들어보았지만 1번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임이 한번에 느껴졌다.

1번은 오케스트라 서주가 길었지만 2번은 피아노가 시작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연주가 시작되어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특히 처음 시작되는 호른의 연주와 피아노가 오묘하게 잘 어울렸다.

초반 부분이 지나고 중반 부분부턴 브람스의 특유의 피아노 선율과 오케스트라의 조화가 절로 잘 들어왔다.

이 곡의 또다른 특징은 4악장이라는 것인데 브람스의 3악장 협주곡과 달리 4악장 협주곡을 들어보니 브람스는 어떠한 개수의 악장의 협주곡이라도 명곡이 될 것 같다는 재미있는 생각도 들었다.

필리프 비앙코니와 대전시향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 역시 연주가 끝나자 박수가 절로 나오게끔 환상적이였다.

오늘의 메인곡이라 할 수 있는 교향곡 3번은 1,2,4번에 비해 연주 횟수가 상대적으로 덜 하다는 생각을 평상시에 해왔다. 그런데 대전시향이 이번에 연주한다니 인터미션 시간에 마음이 들떴다.

곡의 처음부터 관악과 현악의 굵직한 조화가 눈에 띄였다. 이 곡의 악장은 특이한 부분이 있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곡이 화려함보다는 절제를 갖춘다는 것이다. 이것이 브람스의 다른 교향곡에 비해 이질적인 특징이라 몇몇 사람들은 싫어하기도 한다. 나도 처음에는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계속 들어보니 브람스 곡이라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호기심이 생겨 특정 부분을 몇 번이고 들은 생각이 연주를 들으면서 났다.

이 곡의 인상깊은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3악장이였다. 우울하기도 하면서 약간은 슬픈 느낌도 나는 게 적막한 늦가을의 분위기를 잘 형성한 악장이였다. 곡은 연주가 될수록 늦가을의 정취가 더해지고 더해지면서 커다란 인상을 안겨주어 마무리되었다.  

늦가을인 이 무렵 브람스의 실황연주를 들었다는 것은 나에게 잊지 못할 경험인 것 같다.

공연 기획을 해주신 대전시향 관계자 분들과 열심히 연주해주신 대전시향 단원들과 지휘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