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10. 'Chopin&신세계'

 이번 공연은 내가 이번년도 들어서 처음으로 간 공연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모차르트와 쇼팽, 게다가 드보르작까지 한번에 3명의 음악가의 작품을 들을 수 있는 기회여서 얼른 나는 티켓을 구매했다.

 공연 첫 번째 순서는 모차르트 마술피리 서곡이었다. 오페라를 시작하기 전의 음악답게 첫 시작부터 관중을 압도해 나갔다. 예상하기 힘든 전개로 음악이 흘러가면서 듣는이로 하여금 호기심을 유발하게 하는 곡이었다. 이곡에서 유독 돋보이던 악기는 바이올린이었다. 바이올린 선율을 시작으로 하여 다른 악기들의 선율이 한 줄씩 쌓아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그 선율들의 총합은 아주 감미로웠다. 다른 악기 선율을 받쳐주는 역할을 할 때에는 간드러운 그 바이올린의 소리가 나의 몸을 가만두지 못하게 하였다. 음악에 푹 빠져들게 했던 것 같다. 

 중간부분에 독자적으로 나오는 관악기들의 선율 또한 정말 감미로웠다. 플룻, 오보에, 클라리넷이 그 특유의 음색으로 번갈아가면서 독자적으로 선율을 이어가는데 정말 이것은 어떠한 단어로도 표현하지 못할 아름다움이었다. 관악기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는 곡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 곡으로는 내가 정말 많이 기다리던 무대였다. 바로 임현정 피아니스트와 함께하는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이었다. 임현정 피아니스트는 내가 존경하는 피아니스트 중 한 분이다. 강렬할 때는 강렬하면서도, 섬세할 때는 섬세한 감정을 잘 표현 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내가 그녀를 존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빠르면서 부드럽고, 정확한 스케일 때문이다. 그녀가 치는 피아노 소리를 아무 생각하지 않고 듣다보면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번 역시 감탄하면서 들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피아니스트였던 쇼팽의 곡이다보니 피아노가 돋보였던 곡 이었던 것 같다. 피아노도 피아노였지만, 피아노의 선율을 뒷받침 해주는 오케스트라단의 선율 또한 정말 아름다웠다. 오케스트라단이 내는 선율과 피아노의 선율이 합쳐진 아름다고 풍성한 선율이 더욱 더 감명 깊게 무대를 꾸몄던 것 같다.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들으면서 인상 깊었던 악기는 가장 뒤에서 장엄하게 모든 선율의 바탕을 만들어주는 팀파니였다.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은 쇼팽이 짝사랑하는 여자를 생각하며 작곡한 곡으로 유명하다. 2악장은 공부하면서 즐겨들을 만큼 아름답고 편안한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번 눈을 감고 들어봤다. 정말이지, 그 아름다운 선율들이 잠시 나를 슬픔에 빠지게 했다. 너무 그 선율들이 아름다워서 깊은 감동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3악장에서는 호른 선율 뒤로 나오는 간드러지는 피아노 소리를 잊을 수 가 없다. 아이가 콩콩 뛰어노는 듯이 통통 튀는 피아노 한음 한음이 정말 인상 깊었다.

 임현정 피아니스트의 앙코르 곡은 아리랑에 대한 환상곡이었다. 지금까지 많은 편곡된 아리랑을 들어봤지만, 이번 아리랑 환상곡은 처음이었다. 우리에게 많이 친숙한 음들이 새롭게 편곡되어 날뛰고 있었다.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마지막 곡 또한 공연을 보기 전에 내가 가장 기대했던 무대 중 하나이다. 이번에 지휘를 맡으신 최희준 지휘자는 한때 내가 예술 쪽으로 꿈을 키웠을 때 한번 그의 지휘 아래 연주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을 만큼 가장 좋아하는 지휘자 중 한분이시다. 최희준 지휘자가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 9번 신세계로부터를 지휘하는 것을 유튜브에서 감명 깊게 본 적이 있는데 같은 작품을 지휘 하시는 것을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또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지휘자의 지휘 아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오케스트라단의 연주가 더해져 더욱더 인상 깊은 무대였다.

 이번 무대에서는 금관악기가 가장 눈에 띄는 악기였다. 특히 2, 4악장에서 금관악기의 한음 한음이 장엄하게 나에게로 달려와 심장에 콕콕 박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곡을 더 풍성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 9번에서 가장 좋아하는 악장은 2악장과 4악장이다. 2악장에서는 계속 반복되는 멜로디 부분이 너무 좋다. 그 음들만 들으면 나도 모르게 울컥해진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 음 하나하나에 많은 감정들이 오가는 것 같다.

 4악장을 듣고 있다 보면 자신감을 얻는 느낌을 받는다. 음악이 아니라 나에게는 "할 수 있다."처럼 들리기도 한다. 웅장하고 빠른 템포 덕분인지 항상 나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는 곡이다.

 동영상으로만 보던 이 곡을 직접 들으니 정말 "신세계"를 맛 본 느낌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말을 잊지 못할 만큼 여운이 깊게 남았었다.

 앙코르 무대 또한 환상적이었다.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제 8번이었다. 이 곡은 처음 접해보는 곡 이었지만, 드보르작의 작품답게 그의 특유한 음악을 맛 볼 수 있었다. 마지막 곡인만큼 모두가 즐겼던 것 같다. 작품 또한 매우 밝은 느낌의 곡이어서 듣는 내내 미소를 머금으면서 보았던 것 같다. 특히나 이 곡에서는 트라이앵글과 심벌즈, 큰북의 소리가 더욱더 신명나게 했다.

 이번 공연을 보고 나는 많은 힐링을 하고 가게 된 것 같다.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제 2번에서 슬픔의 감정도 느낄 수 있었고,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 9번 4악장에서는 자신감 또한 얻을 수 있었다. 음악이 주는 메세지는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항상 열정 넘치게 지휘하시는 최희준 지휘자님, 매번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해주시는 대전시립교향악단, 마지막으로 임현정 피아니스트까지 좋은 곡을 들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빡빡하고 고달픈 삶속에서 하나의 힐링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